무식한 보좌관 : "너두 한번 잡아봐!
원래 개는 한방에 쳐서 보내야 맛이 있는데..
요놈 좀 끈질겨서 제대로 안가네...
한번 너두 쳐봐!!"
정말 개 대신 이놈들을 두들겨 펴주고 싶었지만
눈을 딱 감고 시키는 대로 했다.
개를 잡는 그느낌은 말로 하지 않으련다.
생각조차 하기싫다.
사온 dog는 pass away하고
dog의 hole이라는 hole에는 blood가 too much juice했다.
torch로 hair를 burn하고 wash하고
고기를 바르는 일까지 그놈 일당들이 시키는대로 하고야 말았다.
그것도 화장실을 몇번이나 왔다갔다하면 vomit을 하면서 말이다.
그당시 보신탕은 입에도 대어본적도 없고
먹고싶은 맘도 추호도 없었다.
고기를 삶고 고기맛을 보는것은 무식한 보좌관한테 보라고 하고
나는 맛을 보지 않았다.
저녁 회식이 시작되었다.
투스타 주인아저씨가 모인 손님들에게 자랑을 하고 있다.
주인아저씨 : "(서빙하고있는 나를 가르키며 손님들에게) 이거 이놈이 직접잡은거야!
어때? 맛 괜찮지?" 주인손님들 : "아~~고기 맛 죽이고, 부드러운데....담 복날에도 한번 더 잡지그래" 주인아저씨 : "그래? 맛있긴 맛있나보네..그래 그럼 중복,초복때 한번 더잡지..ㅡㅡ
(서빙하고 있는 나를 보며) 들었지? 유일병? 그때도 준비해"
그렇다.
상급자에게 아부하기위한 무식한 보좌관과
가게매상을 올리려는 한통속 개장수와
나를 탐탁치 못하게 봤던 음흉한 취사병과
남에게 과시하기를 좋아하는 주인아저씨와
몸에 좋은거라면 물불을 안가리는 주인손님들의
중상모략으로 그동안 복날은 맛난거를 먹는 날이구나하고 느꼈던
그 순수한 맘은 여지없이 무너져 버렸고,
그 다음 중복과 말복은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서 헤쳐나가야 했었고,
관사에서 뛰어놀고 멋모르고 뛰놀던 오골계와 닭들 잡는것 조차 힘들어하던 나는
뜨거운 물만 있으면 눈감고도 잡게되는 신의 경지에
나도 모르게 올라가 있었던 것이었다.
제대한지 10년 가까이 되어간다.
지금 이순간 나보고 그짓을 하라고 시킨다면
군대가 아니기에 이제는 내 의견을 말하면서 열렬히 항거할것이다.
복날이 되면 떠오르는 그날의 기억..
지우려고 해도 이날만 되면 아련히 떠오른다.
그렇면서 며칠전 수육을 먹고 왔다.
이젠 잡지는 못하지만
어디 식당이 수육을 잘하고, 어디 식당이 전골을 맛있게 한다고
알려주는 내 자신을 보면 참으로 아이러니컬하다.